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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국문인 - 2018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정현 선배

  • 관리자
  • 2018-01-17
  • 857
2018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분에 광운대 국어국문학과 출신 김정현 선배님께서 당선되었습니다.

당선작 전문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http://www.donga.com/docs/sinchoon/2018/08_1.html

● 당선소감 - 김정현 씨 

늘 패배하지만 ‘언어’는 언제나 지속될 것
  

김정현 씨
지금까지 나는 어두웠다. 한 인간으로서 혹은 일상을 견디던 나와는 또 다른 나에게, 세상은 무채색이었다. 그 균열은 타인에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나에게 텍스트는 스스로를 확인시켜 준 유일한 고유함이었다. 

눈 오던 날 들려온 믿기 어려운 소식에 과거의 기억들이 꿈결처럼 밀려왔다. 한동안 접어둔 일기를 펴보니 ‘나에겐 생을 살아가기 위한 분노와 힘이 필요해’라는 구절이 손에 잡혔다. 나는 나약함을 견딜 수 없었고, 무릎 꿇고 싶지 않았다. 공부와 음악은 스스로를 지탱할 이유가 되었다. “우리의 말이 참이라면, 불행히도 결코 끝내 이해되지 못하리라는 것도 참이다”라던 니체처럼, 늘 패배하지만 ‘언어’는 언제나 지속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아둔한 제자를 격려해주시는 신범순 조영복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같이 음악하는 팀원들과 오랜 친구인 성우가 기뻐해주었다. 문학을 공부한답시고 아등바등하는 자식을 걱정하시는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 조금이나마 면피한 느낌이다. 헤매던 글을 붙잡아주신 김영찬 신수정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여전히 내 글은 머물 곳 없이 떠돌고 있었을 것이다. 

끝나지 않던 기나긴 터널에서 조금은 벗어난 느낌이다. 약간 운이 좋았을 뿐이란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단지 읽고 또한 쓰며, 오롯이 불행하여 사랑하기에. 나에게는 오직 ‘그것’뿐이니까.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101/87972920/1#csidx6360697562dab3494ea820a1ba3516b